2012.02.17 03:18



다 식어빠져버린
생 밀가루냄새를 풀풀풍기는 차가운 떡볶이를 집어먹는다.
컴퓨터의 스피커에서는 디제이오카와리의 플라워댄스가 흘러나오고
허무하게 잠으로 보내버린 어제를 떠올리며 입안의 밀가루덩어리를 우물우물 씹는다.

예전같았으면 막연하고 무서워서 걱정에 걱정만을 하고있었을 그런 상황에도 별로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는다.
평소와 다름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있으며 식어빠져버린 떡볶이하나에 즐거움마저 느끼고있다.
이 무뎌진 감정에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하는지 그 느낌조차 애매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불안함마저 사라진것은 아닌가보다. 컴컴한 빈방을보며 버림받을것을 두려워하는것을보니.
어차피 무뎌질거라면 모든것에 무뎌지면 좋을것을 어중간한 감정의 기로에 서서 점점 도태되어가고있을 뿐이다.
Posted by 츄W
2011.12.27 02:38


하루하루 살아간다는건 슬픈일의 연속이다.
비록 그 하루동안에 아무일도 일어나지않는다해도 아무것도 일어나지않는다는 그 일 자체가 슬픈일이다.
아무런 의욕도없고 하고싶은일이 없는데도 잠자는시간은 아깝다.
내가 매우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잘하는것도 하나없는 남는인간이라는 사실을 자각해도 딱히 절망이 느껴지는것도 아니다.
그저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않는다는 사실이 슬프다.
아무일도 일어나지않는 평화롭고 조용한 매일의 연속이어도 그 사실 하나가 참 슬프다.
그리고 나는 내가 타인에게 사랑받기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못한다는것도 알고있다.
그것을 자각하는건 더 슬픈일이다.
아무것도 모른채 왜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않는거냐며 다른사람을 원망한채로 있을수있었다면
차라리 그 편이 더 행복하게 슬퍼할수있었을텐데.
Posted by 츄W
2011.11.05 04:03





누군가가 내 이 몸과 마음이 다 타서 없어질정도로 강하게 원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실 내가 정말 원하는 사람은 절대로 닿을 수 없는곳에만 있고.

혼자이고 싶지않다.
외롭고 싶지않다.
행복해지고 싶다.

그런 감정들은 점점 더 첨예하게 빛나고.
Posted by 츄W
2011.05.01 02:44

이제와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걸 알고있어도
그냥 그렇게 해야만 할것같은 일.

그래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걸 알고있어도
계속하게되는 쓸데없는 짓.

분명 이것은 나의 자기위안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잊지않기위해 애를썼는데도 그렇게 잊어버리고 마는것.

물웅덩이에 던저진 작은 돌하나에 그곳에 비춰지던 무언가가 흐려지듯이
아주 작은충격과 변화에도 쉽사리 잊혀져버릴만큼.

그렇게 쉽게 잊어버릴만큼 너는 나에게 참 사소하다.
그리고 나는 그 사소함이 소중하다.


May she rest in peace.

Posted by 츄W
2011.04.16 01:44


요즘의 나는 생각이 없다.
생각이 과부하 상태가 되어서 사고하는것 자체를 거부하는 상태와 흡사하다.

예전에 쓴 글들을 보고있으면 불과 2,3년전의 나는
그렇게 열심히 우울해하고 그렇게 열심히 슬퍼하고
그렇게 열심히 울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없다.
손을 쥐었다 펴면 생겼다 사라지는 그 찰나의 온기조차 품지못한다.



과거의 나는 벼랑끝에 몰려 떠밀리기 일보직전의 상태에서 언제 떠밀릴지 몰라 항상 전전긍긍 하고있었다.
내가 이 벼랑에서 떨어지면 그렇게 모두가 나를 잊겠지. 언젠가 버려지겠지 하는 자포자기감과 불안함에 떨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그 벼랑끝에서 누군가가 내밀어준 손 하나에 의지하고 이끌려 걷다가,
의지했던 그 손을 잃고 아무것도없는 황망한 초원에 혼자 남겨졌다.
그리고 그저 멍하니 불어오는 바람을 그저 맞고있는다.



우울했던 과거의 나를 그리워해도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될수없다.
그리고 과거의 나는 미래의나. 그러니까 지금의 나를 부러워하겠지.

항상 가지고있지 않은것을 원하는건 인간의 숙명인가보다.


Posted by 츄W